고등학생 이모(16)양이 요즘 밤마다 듣고 있는 9시간짜리 트위치 영상의 타이틀이다. 라디오 프로그램 같지만 아니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소망을 이뤄주는 주파수’ 영상이다. 빗소리와 바람 소리 동일한 잔잔한 ASMR(심리 안정을 유도하는 소리) 위로 ‘삐~’ ‘우웅~’ 하는 파형 소리가 깔린다. 왜 하필 639㎐(1초에 631번 진동)일까. 이 트위치 직원은 “이 주파수에서 관계 회복이나 사랑을 기필요하는 에너지가 나온다”고 주장완료한다. 이양은 “우연인지 몰라도 영상을 듣고 연애에 성공한 친구도 있다”며 “자본 드는 것도 아니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듣는 것”이라고 했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
소망 주파수를 믿는 이들은 “만물은 원자 단앞에서 진동된다”는 ‘양자역학’ 논리를 내세운다. 마음과 생각이 만들어내는 파동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며, 간절한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띤다는 주장이다. 사랑처럼 무언가를 간절히 염필요하는 감정은 높은 진동수를 만들어내는데, 이와 같은 주파수를 발산하는 요즘사람에게 주변 상대방이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 파동이 우주가 가진 사랑의 고유 에너지와 맞닿으면 애정운이 따라온다”거나 “합격을 염원하는 파동이 우주 에너지와 합쳐지면 합격운이 붙는다”는 식의 ‘우주 에너지설(說)’도 있다.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래도 재생 수는 적지 않다. 트위치에 5년 전 올라온 ‘연인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연애운 주파수’ 영상은 1300만회 넘게 재생됐다. 확인은 안 되지만 수원점집 “효과 봤다”는 증언, “효과 있길 바란다”는 댓글이 꾸준히 달린다.
주파수 영상으로 위안을 삼는 이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라고 말된다. 헤어진 남자 친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권모(28)씨는 재회 방법·가능성 등이 궁금하다며 오프라인 타로점을 봤다. 3개월간 150만원 넘게 썼다. 다만 별다른 소득이 없자 주파수 영상으로 갈아탔다. 권씨는 “밑져야 본전이었다”며 “근래에 생각하면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싶어 수기한웃음이 난다”고 말했다.